흥으로 이끌려 온 농악 강사의 길,
열혈설장구[권미정 강사]

강사를 하면서 가장 벅찼던 순간

'열혈설장구' 동호회 이름 뒤에 '설장구'는 ‘서서 치는 장구’라는 뜻으로 사용한 것인데 아무래도 농악의 기초가 안 되어 있으신 분들에게 바로 서서 치는 것을 가르치기엔 무리가 있었다. 그래서 마음을 조급히 먹지 않고 차근차근 기술에 대한 시간을 기다렸다. 그러다 어느 순간 그 디테일이 잡혀져 갈 때, 그게 눈에 띄게 선명해졌다. 7명이서 3~4년을 앉아서 쳤는데 갑자기 7명 전체가 서서 장구를 치게 됐을 때 그 감정이 굉장히 벅찼다고 했다.

강사를 하면서 가장 벅찼던 순간에 대해 질문을 하면서, 예상했던 답변은 '동호회 분들이 무대에 섰을 때' 라고 하실 줄 알았다. '사람'에 대한 애정이 느껴지는 답변이었고, 강사 본인의 만족이 아닌, 한 사람 한 사람의 성장이 소중하다고 이야기하는 강사님의 행복한 표정을 보면서, 진정한 선생의 모습이라 생각했다.

앞으로도 계속 강릉에서 전통을 이어 나가실 거라는 포부와 함께 공부할 게 너무 많다면서도 그거 다 배울 것이라고 자신 있게 얘기하던 모습이 아직 눈에 선하다. 점심을 못 챙겨주어 미안하다며 샌드위치도 챙겨주시는 따스한 사람, 권미정 강사의 미소가 가을빛처럼 짙게 퍼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