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구가 자랑하는 동아리
[배꼬미 취타대]
매주 금요일이면 양구문화복지센터 동아리실에 모여 ‘무령지곡’, ‘청청 행진곡’, ‘아리랑’, ‘도라지’ 같은 대취타를 연주하는 사람들이 있다.
한반도의 배꼽이라 불리는 양구에서 활동하는 동아리 ‘배꼬미 취타대’가 그 주인공이다.
연습이 한창이어야 할 금요일이었지만, 동아리 회장 배종화와 회원 몇 분밖에 만날 수 없었다.
양구 역시 코로나 19 확진자가 연이어 나오자 모든 모임이 취소되었기 때문이다.
코로나가 누그러들어 활동하고 싶은 마음이 가득한 동아리 회원들은 그저 지금은 거리를 둔 채 기다릴 수밖에 없다.
취타대? 대취타?
국가의 주요한 행사나 축하의 자리마다 노란 옷에 파란 전대, 꿩의 깃털을 꽂은 노란 모자를 쓰고 전통악기를 연주하며 행렬을 이끄는 사람들을 ‘취타대’라 부른다. 이들이 연주하는 곡은 바로 ‘대취타’이다. 우리나라 옛 군악의 한 가지로 임금이나 대신들이 행차할 때, 또는 군대가 싸움에서 이기고 돌아올 때 연주하던 행진곡이다. 가장 잘 알려진 대취타로는 ‘무령지곡’이 있으며 장단은 12박으로 현재 무형문화재 46호로 지정되어 있다.
7년 전통의 동아리 활동은 일상의 활력
현재 동아리에서 활동하는 사람들은 총 30여 명이다. 주로 농사를 짓는 40대에서 60대까지의 군민들이며 사물놀이를 하는 중학생도 포함되어 있다. 만나면 각자 농사지은 작물 이야기를 나누다가 어느새 연습에 열중하는 모습으로 돌변한다. 2013년에 스무 명으로 시작한 동아리 활동은 벌써 7년째 이어지고 있는데, 이렇게 오랜 기간 활동을 이어올 수 있었던 것은 무엇보다 배꼬미 취타대가 동아리 회원들의 삶에서 크나큰 활력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지금은 우리나라의 전통성이 가장 돋보이는 취타(입으로 부는 취吹악기와 손으로 치는 타打악기)대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고자 하는 일종의 사명감도 생겼다.
양구를 넘어 세계로 나아가는 문화사절단
양구의 대표적인 동아리인 배꼬미 취타대는 단순히 아마추어의 취미활동으로 볼 수만은 없다. 그야말로 양구의 자랑이라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들의 끊임없는 노력과 활동은 사람들에게 큰 호응을 얻어, 군내 각종 행사를 넘어 강원도 문화사절단 역할을 담당하고 있을 정도다. 배꼬미 취타대는 양구의 대표적인 축제 배꼽 축제를 비롯해 곰취 축제, 함춘 문화제, 영월 단종제, 홍천 무궁화 축제, 원주 댄싱카니발, 일본 오키나와까지 그 명성을 넓혀갔으며, 그 활동의 정점은 2018년에 열린 평창문화올림픽 강릉공연으로 이어졌다. 한 지역의 동아리가 올림픽처럼 큰 무대에 서는 것은 유례없는 일이었다.
이들의 활약은 다양한 매체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배꼬미 취타대는 그러한 유명세보다 더 다양한 사람들에게 전통음악의 아름다움을 전하고 싶기에 오늘도 끊임없이 연구한다. 물론 평균연령이 높아서 행진할 때마다 걸음 연습을 훨씬 더 많이 해야 하지만, 앞으로도 도전을 결코 멈추지 않을 것이다.
양구배꼬미취타대
대표 배종화
■모임장소 : 강원도 양구군 양구읍 비봉로73번길 52 양구문화복지센터
■모임시간 : 매주 금요일 저녁 7시
나래
영화 광고사, 브랜드 스토리텔링 회사를 거쳐 콘텐츠 창작 그룹 ‘소요프로젝트’를 운영하며 다양한 미디어에 담기는 콘텐츠를 제작한다. 2018년 서울을 떠나 춘천에 정착해 ‘살롱 드 노마드 춘천’을 기반으로 활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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