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19, 오늘부터 우리는]

마스크 너머 웃으며 대화하지만, 가슴속엔 납덩이같은 무언가 묵직하게 내려앉아 있다. 또 보자는 말은 차마 나오지 않아 깊숙이 삼킨다. 그렇게 서로의 안녕을 양분 삼아 소소한 일상을 버텨내는 요즘이다. 새로운 질서를 만들어가기 위해 모두의 노력이 절실히 요구되는 팬데믹 시대, 강원도 예술 교육자들은 어떻게 겪어내고 있을까.

먼저 문화시설 휴관과 재개관의 반복으로 예술 활동을 이어가는 일 자체로 곤란을 겪는 사례가 가장 컸다. 개별적으론 대금과 같이 마스크를 쓰면 활동이 불가능한 예술도 있었고, 농악처럼 관객과의 호흡이 필요한 예술도 있었다. 강원도 특성상 주 참여자가 어르신인 경우 참여자를 온라인 플랫폼 시스템에 적응시키는 일 역시 쉽지 않았다. 시스템 공백에서 다방면으로 예술 강사가 짊어져야 할 몫이 컸다.

그러나 요즘 어떻게 지내냐는 나의 물음에 누구도 부정적이거나 방어적인 태도를 보이지 않았다. 그동안 주어진 활동에 소비되기 바빴던 자신의 활동을 뒤돌아보고 코로나 19시대에도 이어갈 수 있는 예술 콘텐츠를 개발하고 있다고. 새로운 발견을 위한 거대한 예술 실험의 장으로 만들고 있었다. 온라인 전시나 무관중 공연 그리고 예술 작품 KIT 등 지역 안에서 경험하는 한정된 예술이 아닌 바깥으로 뻗어 나가는 예술을 만들기 위해 치열하게 정보를 모으고 있었다. 뿐만 아니라 온라인에 기록되고 공유되는 원치 않는 파급력에 대한 불안과 저작권 문제에 대한 경각심이 필요함을 이야기했다.

동시에 오프라인 공간에서 가졌던 입체적인 경험을 그리워하고 있었다. 약속된 시간에 한 공간에 모여 맛있는 걸 나누거나 서로의 등을 두드리며 눈빛을 교환하던 일상들. 참여하는 이와의 교감을 통해 서로의 흥취를 돋우는 경험적 소속감은 예술 체험에서 중요한 부분이다. 우리가 함께 공유하는 분위기 그리고 소소한 잡담과 경험이 삶의 해방구가 된다. 자연스레 내면을 치유하고 생활의 리듬감을 형성하는 힘이 있으니까.

지난 9월 문화체육관광부에서는 <코로나 일상 속 비대면 예술 지원 방안>을 발표했다. 코로나 19 상황이 종식되지 않는 한 온라인 활동이 우리가 지금 선택할 수 있는 최선책이라는 걸 모두 공감하고 있다. 오프라인 만남은 감염체가 되지 않기 위한 의지와 불안에 많은 에너지를 소모하니까. 동시에 이번 코로나 19사태로 인해 우리 사회가 가진 공공의 공간과 시스템은 언제든 멈출 수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