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기타 선율로 사람들을 위로하다
[기타이야기]
기타선율이 들려오는 강릉시 포남동 어느 건물 지하에 위치한 연습실. 무더운 여름날, 2019년부터 꾸준히 강원예술동호회 활동지원사업에
선정되어 활발히 활동 하고 있는 동호회‘기타이야기’를 이곳에서 만났다.
열정으로 모인 사람들
2015년 결성된‘기타이야기’는 문화센터 기타 강습에서 시작됐다. 기초 강습이 끝난 후에도 계속해서 기타를 치며 기량을 키우고
싶다는 열망을 느낀 이문영 대표가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들을 모아 동호회를 만들었는데, 그것이 지금의‘기타이야기’의 시작이다.
사업가, 회사원, 의사, 교수, 정년퇴직자까지 40대부터 60대까지 다양한 연령과 직업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기타이야기’를 이루고 있다.
2019년부터는 매해 강원예술동호회 활동지원사업에 선정돼 기타 강사에게 지도를 받으며 꾸준히 실력을 향상시켜오고 있다.
음악으로 나누는 따뜻함
‘기타이야기’는 갈바리의원에서 정기위문공연을 가지고 있다. 2017년부터 시작된 이 공연은 장기간 호스피스 병원에 머물며 지친 환자들의 마음을 달래주고 있다.
연 7회 이상 공연을 가지는 만큼 관련 에피소드도 많다.
“한 번은 로비에서 공연하던 도중에 돌아가신 분이 운구되어 나가는 모습을 마주한 적이 있습니다.” 이문영 대표가 회상한다.
“순간 연주를 멈춰야 하나 싶어 다들 손가락이 느려지는 와중에 수녀님이 오셔서 계속 연주를 해달라고 하셨어요. 임종 후 몇 시간 동안은 청각이 살아있다며, 돌아가신 분도 음악을
다 듣고 계실 거라고요.” 그렇게 단원들은 끝까지 연주를 마쳤다고 한다.
또 한 번은 어느 환자가 신청곡을 부탁했는데, 악보가 없어 끝까지 연주하지 못하고 1절만 연주했다. 다음번엔 꼭 들려드려야겠다고 생각해 모두가 열심히
연습해 공연을 하러 갔더니 그 환자는 이미 임종한 후였다. 호스피스 병원인 만큼 가슴 아픈 일이 많아 단원들이 눈물을 훔치며 공연을 하는 경우도 많지만, 갈바리의원
정기위문공연은‘기타이야기’가 포기할 수 없는 활동이다.
계속해서 음악으로 어려운 사람들을 위로하고 싶어
‘기타이야기’는 송년음악회, 문화의거리 축제 공연, 강릉야행 공연, 중앙동주민잔치 공연 등 다양한 무대를 통해 관객과 만나왔다. 하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활동은 역시 갈바리의원 정기위문공연이다. 어려운 곳을 찾아 공연을 통해 나눔을 실천하는 것이 ‘기타이야기’의 기본 목표라고. 작년부터 코로나19로 인해 위문공연이 중단되었지만, 하루 빨리 이 사태가 진정되어 다시 갈바리의원을 찾는 것이‘기타이야기’ 단원들의 바람이다.
현재는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에 따라 정해진 인원 내에서 돌아가며 정기 연습에 참여하고 있으며, 부족한 부분은 온라인을 통해 지도받고 있다. 연말에 있을 송년음악회를 위해 한창 연습 중인 그들이, 바람대로 어서 호스피스 병원을 찾아 공연을 피로할 날이 오기를 소망해 본다.
기타이야기
■ 대표 : 최지순
■ 유형 : 교육형
■ 모임장소 : 강원 강릉시 성덕포남로 162번길 성구빌딩 지하 1층
이혜경
예술가. 잡지기자와 콘텐츠기획 일을 거쳐 글 쓰는 일을 하고 있다. 소설 <너의 계절에 눈이 내리면>, 에세이 <결혼 10년차 아이는 없습니다만>을 집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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